'처녀가 잉태하여'는 오역인가 — 이사야 7:14, 원문에 적힌 단어는 달랐다

히브리어 낱말이 '처녀'를 배제하지도, 강제하지도 않는다. 처녀를 뜻하는 다른 낱말이 따로 있는데 이 자리에는 쓰이지 않았다. 그리스어로 옮길 때 처녀 쪽 낱말을 골랐고, 그 선택이 신약 인용을 거쳐 굳었다. 문법이 한쪽을 강제한 것이 아니므로 '오역'이 아니라 번역자가 고른 자리다.

1952년 11월 3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교회에서 목사가 두 시간짜리 설교를 마친 뒤, 갓 출간된 성경의 한 페이지를 찢어 불태웠습니다. 회중에게는 성조기가 나눠졌습니다. 그가 불태운 페이지에는 이사야 7장 14절이 실려 있었습니다. 단어 하나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
이 사례의 유형: 번역 선택

히브리어 낱말이 '처녀'를 배제하지도, 강제하지도 않는다. 처녀를 뜻하는 다른 낱말이 따로 있는데 이 자리에는 쓰이지 않았다. 그리스어로 옮길 때 처녀 쪽 낱말을 골랐고, 그 선택이 신약 인용을 거쳐 굳었다. 문법이 한쪽을 강제한 것이 아니므로 '오역'이 아니라 번역자가 고른 자리다.

확인된 사실

이 채널은 확정·학계 통설·논쟁 중을 구분해 적습니다. 확정은 자료를 열면 바로 보이는 것, 학계 통설은 다수 학자가 그렇게 보는 것, 논쟁 중은 지금도 갈리는 것입니다.

  • [확정] 이사야 7장 14절의 히브리어 낱말은 스트롱 5959(알마)이며, 처녀를 뜻하는 낱말(베툴라)이 아니다
  • [확정] 칠십인역은 이 낱말을 그리스어 파르테노스로 옮겼다
  • [확정] 마태복음 1장 23절은 이 구절을 칠십인역에서 인용했다
  • [학계 통설] 2세기의 아퀼라·심마쿠스·테오도티온은 같은 자리를 '젊은 여인'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로 옮겼다
  • [확정] 1952년 11월 30일 미국의 한 목사가 개정표준역의 해당 페이지를 불태웠다
  • [확정] 본문에 '젊은 여인'을 채택한 한국어 역본은 가톨릭 성경(2005)이다
  • [확정] 개역한글(1961)은 이 자리를 '처녀'로 옮겼다

역본은 이 자리를 어떻게 옮겼나

역본연도이 자리를 어떻게 옮겼나
개역한글1961처녀
가톨릭 성경2005젊은 여인

이렇게 흘러왔다

  • 기원전 3~2세기 — 칠십인역이 이 낱말을 파르테노스로 옮긴다
  • 1세기 — 마태복음이 칠십인역 본문을 인용한다
  • 2세기 — 세 명의 그리스어 역자가 '젊은 여인' 쪽으로 되돌린다
  • 1952 — 개정표준역이 '젊은 여인'을 채택하고 미국에서 소각 사건이 일어난다
  • 1961 — 개역한글이 '처녀'로 옮긴다
  • 2005 — 가톨릭 성경이 '젊은 여인'을 본문에 넣는다

참고 자료

Great Isaiah Scroll.jpg · Photographs by Ardon Bar Hama, author of original document is unknown. ·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Great Isaiah Scroll.jpg · Photographs by Ardon Bar Hama, author of original document is unknown. ·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Codex Sinaiticus - Early 5th century.JPG · Thompson, Edward Maunde,(1840-1929). ·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Codex Sinaiticus - Early 5th century.JPG · Thompson, Edward Maunde,(1840-1929). · Public domain · 위키미디어 공용

자주 오해되는 자리

알마와 베툴라 — 둘은 다른 낱말이다. 히브리어에는 처녀를 분명히 가리키는 낱말이 따로 있고, 이 구절에 쓰인 것은 그것이 아니다

흔한 오해: '알마는 처녀가 아니다'라고 단정하는 것 — 처녀를 배제하지도 않는다. 배제와 미지정은 다르다

이 사례의 유형 — 번역 선택 — 문법이 강제하지 않는 자리에서 역자가 한쪽을 골랐다

흔한 오해: 오역이라고 부르는 것

1952년 소각 사건 — 목사 한 사람이 해당 페이지를 태운 개별 사건

흔한 오해: '미국 교회가 성경을 불태웠다'는 식의 확대

이런 반론이 있습니다

신약이 처녀로 인용했으니 원문도 처녀가 맞다

신약이 인용한 것은 히브리어 본문이 아니라 그리스어 번역본이다. 번역본이 고른 낱말을 인용한 것이므로, 히브리어 원문이 무엇을 뜻했는지는 그것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학계 통설)

알마는 결혼하지 않은 젊은 여성을 뜻하니 결국 처녀와 같다

겹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 낱말이 처녀임을 '지정'하지는 않는다. 지정하는 낱말이 따로 있는데 여기 쓰이지 않았다는 점이 논점이다. (논쟁 중)

'젊은 여인'으로 옮긴 역본은 교리를 훼손하려 한 것이다

2세기 그리스어 역자들도 같은 쪽으로 옮겼다. 근대의 기획이 아니라 오래된 독법이다. (학계 통설)

한국에서는

개역한글은 '처녀'를 썼고, 가톨릭 성경은 '젊은 여인'을 본문에 넣었다. 같은 구절을 두고 한국어 역본 사이에서도 선택이 갈린다. 한국 교회에서 이 차이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 이 회차의 자리다.


근거로 삼은 본문·자료

  • 개역한글판 (1961, 저작권 만료)
  • 가톨릭 성경 (2005) — 비평 목적 인용
  • morphhb — Westminster Leningrad Codex (CC BY 4.0)

이 채널은 종교와 싸우려는 채널이 아닙니다. 신앙을 존중합니다. 모든 주장에 출처를 달고, 학계의 통설과 논쟁 중인 사안을 구분해 전합니다. 반론을 환영합니다 — 근거와 함께 알려 주시면 다음 회차에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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