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이사 온지 3주째
2월 25일 토요일에 이사를 왔으니 이제 3주째 접어드나 보다.
그동안도 여전히 날은 추었고, 도심의 아침 기온은 영상일때도 여긴 영하2~3도를 유지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제법 오후 햇살은 따스하다 못해 따가워졌고, 오후엔 보일러를 안틀어도 집안 온도가 18도 이상을 유지한다.
흙집이 기본 베이스라 그런지 아침마다 나를 괴롭혔던 코 맹맹임은 거의 사라졌으며, 전날 밤 아무리 술을 마셔도 뒷날엔 6시30분에 기상함에 무리가 없으며, 1시간 30분 이상을 운전해서 출퇴근함에도 전혀 이상이 없다.
그간 집 곳곳을 수리했으며, 원래 사용하려했던 집앞 텃밭 두줄은 레이의 주차공간으로 활용하고, 대신에 뒷마당에 작은 텃밭을 만들었다. 흙이 50리터짜리 6개를 들이부었는데도 조금 부족한듯 하다. 어디 산이나 집앞 밭에서 좀 퍼와야하지 싶다.
기뿐것은 드디어 집 화단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크로커스!!!!
우리가 독일에 살때 제일 인상깊었고, 슬프고 울적한 기분 들었을 무렵 갑자기 온 공원을 뒤덮었던 그 꽃에 너무 행복해했던 기억이 선명한 그꽃이 여기에 제일 먼저 피었다.
황홀하다.
내가 이런 호사를 누릴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좋다.
역시 농가주택의 하루는 할일이 투성이다.
아니 하고 싶은 일이 투성이다.
해는 짧으며 밤은 길고, 조용하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무엇을 해야만 할까 생각하다가 그냥 데크 테이블에서 커피 한잔에 멍 때리고 있어만도 너무 좋은 나날이다.
거기에 퍼그 강아지 토토녀석은 목욕 시킨지 3주가 훌쩍 넘어가는데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상하다.
도시에 살때는 2주에 한번씩 목욕을 시켜주지 않으면 꼬리꼬리한 냄새가 났었는데 매일 흙에서 놀아서 그런가 냄새가 나지 않는다. 너무 잘됬다.